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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도 재산이던 시대?! 당나라 사람들의 기상천외한 분뇨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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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화장실에서 시를 지었다”

— 두보가 말하는 당나라의 변기, 그리고 그 시대의 냄새들

장안의 어느 골목 끝, 내가 쪼그려 앉은 곳은 조용하지 않았다.
비둘기 소리, 사내아이들의 발소리,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국수 장수의 외침.
그리고 코끝을 자극하는, 우리가 흔히 **‘삶’**이라 부르는 냄새.

나는 그날 거기 앉아 시를 쓰고 있었다. 정확히는, 시 한 줄을 머릿속에서 굴리며 미끄러진 참이었다.
바로 그 순간, 깨달음처럼 떠오른 생각이 있다.
“화장실이야말로 가장 인간적인 공간이 아닐까?”

당나라 시인 두보가 전통 화장실 옆에서 두루마리에 시를 쓰고 있는 모습. 대나무 숲과 기와집, 구덩이식 화장실과 항아리들이 배경에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음
당나라 시인 두보가 전통 화장실 옆에서 두루마리에 시를 쓰고 있는 모습. 대나무 숲과 기와집, 구덩이식 화장실과 항아리들이 배경에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음


나무 통과 밤공기, 그게 우리 ‘변기’였다

당나라의 화장실은 그리 복잡하지 않았다.
서민이라면 마당 끝 구덩이 하나면 충분했고, 귀족이라면 밤마다 하인이 비워내는 도자기 야호(夜壶) 하나쯤은 있었겠지. 궁에서는 석재 변기 같은 것도 등장했다고는 하지만, 물을 흘려보내는 그런 ‘기계’는 없었다.

물을 아껴야 했으니까.
그리고 분뇨는 곧 비료였으니까.

그 냄새도, 그 용도도, 모두 땅과 연결된 삶의 일부였다.


분뇨는 더러움이 아니라 ‘돈’이었다

“분뇨를 훔치면 벌금을 문다.”
그 문장을 처음 봤을 땐 웃었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꽤 실용적이지 않은가?
그 시절 분뇨는 밭을 살리는 황금 비료였다. 집집마다 구덩이를 파고, 그것을 모아 시장에 내다 팔았고, 심지어 ‘야간 수집인’이 등장하기도 했다. 그들은 장안의 어둠 속에서 수레를 끌고 다녔다.

나는 가끔 상상한다.
밤새 시를 짓던 어느 귀족이, 창가에서 조용히 그들을 내려다보며 이렇게 말했을지도.
“나보다 훨씬 실속 있군.”


위생? 아름답진 않았지만, 솔직했다

로마인들은 물 흐르는 화장실을 자랑했지만, 우린 그런 걸 사치라 불렀다.
깨끗함보다는 가까운 땅, 불결함보다는 자원의 순환.
당 현종은 감옥의 화장실조차 깨끗이 하라 했고, 불교 사원에선 화장실 규율을 따로 만들 정도였으니, 사람들은 이 ‘불결한 공간’을 결코 가볍게 보지 않았다.

그곳은 숨기고 싶지만 숨길 수 없는,
그래서 오히려 모든 걸 드러내는 공간이었다.


그리고 나는 거기서 시를 썼다

그날 나는 茅茨俯蹲踞,
초가 지붕 아래 쪼그려 앉아 있었고,
바로 그 자리에서 어떤 시구가 떠올랐다.

뭔가 근사한 운율이 흐르다가,
바로 그 순간 내 발이 미끄러졌다.
진흙인지, 아니면… 그건 알지 못했지만,
그 하루는 내게 오래 남았다.

아마도 시보다 더 오래.


오늘날의 화장실에서 떠올리는 그 시절의 향기

지금 우리는 버튼 하나로 모든 걸 흘려보낸다.
소리도, 냄새도, 흔적도.
아주 빠르게, 아주 깨끗하게.

하지만 나는 가끔 그때를 떠올린다.
한밤중, 달빛 아래 누군가의 뒷마당 구덩이에서 들려오는 헛기침 소리,
그리고 그 속에서 태어난 작은 한 줄의 시.

그건 어쩌면, 우리 삶에서 가장 솔직한 문장이었을지도 모른다.
부끄럽지만 숨기지 못하는 것.
불결하지만 생명을 품은 것.
지우고 싶지만 다시 돌아오는 일상.


그래서 말인데요.
혹시 여러분도 가장 이상한 곳에서 가장 멋진 생각을 해본 적 있나요?

그게 샤워 중이었든,
지하철이었든,
혹은… 아주 조용한, 작은 공간이었든.

언젠가 누군가에게는 그 공간이 시의 시작이었답니다.
아주 오래 전, 당나라에서요.


화장실에서도 시는 피어난다.
그러니 삶을 쪼그려 본 적 없는 사람은 아직 아무것도 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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